초봄의 만휴정


만휴정(晩休亭)은 겨울이면 1년에 한 번은 찾던 곳이다.

벚꽃철에 안동을 거쳐 경주로 가는 길에 만휴정을 지나쳤다.

그래서 이번에는 잠시 차를 세우고 지나갔습니다.


자연과 친구가 되고 하나가 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만휴정.

이곳에 머물면 세상 모든 근심 걱정을 잊게 될 것입니다.

정말 놀라운 장소에 정자를 장식한 것 같습니다.


작지만 제 마음에 머무는 그런 정자입니다.

그래서 드라마 미스터션샤인 촬영지가 된 것 같아요.

극중 의병대장 황은산이 살기 위해 나온 곳이다.


이곳에서 도자기를 만들고 이병헌의 열연을 펼쳤던 유진초이는 어린 시절 이곳으로 피신했다.

황은산이 옹기 바구니에 숨어 있다가 미국으로 망명한 곳이다.

나중에 성년이 된 유진초이가 애기씨와 은밀한 사랑을 나눴던 곳으로 종종 밝혀졌다.


그런 이야기가 없어도 만휴정은 정말 아름다운 곳에 있다.

만휴정 건물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아담한 건물이다.

만휴정이라는 말의 뜻은 늙어서 세상사를 잠시 쉬어가기 위한 정자라는 뜻이겠죠?

만휴정이라는 이름은 이돈우(李敦禹)가 “선생님이 여름에 무진에서 조상 김맹실의 시호를 물려받자

김사행, 유계호와 함께 차분하다. (歲戊辰夏先生延諡時與金孟實金士行柳季好謹次板上韻)”

시에서 그는 “나는 관직을 사임하고 저녁에 은퇴했다(休官晩退坐)”고 말했다.

“만(晩)”과 “휴(休)”를 따온 것으로 여겨진다.


만휴정 앞 계곡에서 물이 흐르기 때문에 만휴정이 작다.

바로 앞에는 아름다운 폭포와 가마솥, 넓은 암반 위로 흐르는 천연 계류가 있습니다.

인공적 요소와 자연적 요소가 조화를 이루며 정원적 요소가 돋보이는 곳이다.


만휴정에 들어가려면 안전하지 않은 단 하나의 나무 다리를 건너야 합니다.

봄이 되니 벚꽃이 만발해 아름다움을 더하지만 벚나무는 2그루뿐이다.

봄에도 만휴정은 화려하지 않다.


만휴정(晩休亭)의 원래 이름은 쌍청헌(雙淸軒)이다.

그래서 위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만휴정과 쌍청헌 간판이 지금도 정자에 걸려 있습니다.


만휴정은 조선시대 관리 김계행(金係行)이 노년에 고향 안동 풍산을 떠나 글을 읽고 사색했던 곳이다.

폭포와 계류, 숲의 풍경이 어우러진 이곳으로 옮겨와 손으로 지은 별장이다.


김계행은 취사(取斯), 호는 보백당(寶白堂)으로 알려졌다고 한다.

그의 가명인 보백당이 위 사진에 나온다.

정직과 순수가 보물보다 중요하다는 말에서 이름이 유래되었습니다.

만휴정 바로 앞이 흐르는 계곡의 바위에 그의 생각이 새겨져 있다.

마음뿐만 아니라 바위에도 있습니다.

만휴정에서 바라보는 계곡의 깨끗한 바위와 보백당은 정자의 배경이 되고 만년의 휴식처가 된다.

청렴하게 살아야 함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시 ‘보백당만휴정천석’이라는 암각화가 있다.

깨끗한 생활의 필요성을 강조한 가문 등은 김계행의 청백리 사상에 바탕을 두고 있다.

시대의 교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일대를 가로지르는 도로가 있다면 잠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무조건 들르는 곳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른 봄이지만 벚꽃이 반갑게 맞이하고 경치를 더욱 빛나게 합니다.

드라마가 아니더라도 아름다운 그림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만휴정의 위치